warm.unspoken
Deep

남겨둔 관점

장면 하나를 읽다가, 끝난 일보다 오래 남은 이유가 보일 때가 있습니다.
Deep은 공개된 기록 아래에 남은 관점을 조용히 놓는 자리입니다.

DEEP NOTE / 01

정리된 이야기 밖에 남은 장면

Archive · 정리된 이야기 밖에

설명되지 않는 장면은 감정이 가장 크던 순간이 아니라, 말이 오가지 않았던 지점에 남을 때가 있습니다.

그 관계가 어떻게 지나갔는지는 말할 수 있고, 서운했던 일도 말할 수 있고, 다시 돌아가지 않을 이유도 정리할 수 있습니다. 그런데 어떤 몇 분은 끝까지 설명 안에 들어오지 않습니다.

그건 그 장면에 큰 의미가 있어서라기보다, 그때의 내가 아직 거기서 빠져나오지 못했기 때문일 수 있습니다. 상대를 보고 있는 것 같지만, 오래 남는 건 그 앞에 있던 내 몸 쪽일 때가 있습니다.

말이 정리될수록 오히려 생략되는 부분이 선명해질 때가 있습니다. 이야기가 짧아졌다는 건 다 잊었다는 뜻이 아니라, 아직 건드리지 못한 부분을 피해 말하는 방식일지도 모릅니다.

그래서 어떤 장면은 결론보다 늦게 닫힙니다. 관계는 끝났는데, 그날의 내가 아직 문장 밖에 남아 있을 때가 있습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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