그 사람 번호는
아직 그 이름으로 저장돼 있다.
바꾸지도, 지우지도 못했다.
그 사람 번호는 아직 그 이름으로 저장돼 있다. 사귈 때 부르던 호칭 그대로다. 이제 아무도 그렇게 부르지 않는데, 바꾸지도 지우지도 못한 채로 두었다.
한번은 본명으로 바꿔본 적이 있다. 그런데 목록 안에 모르는 사람이 하나 생긴 것 같아서 도로 되돌렸다. 연락할 것도 아니면서, 가끔 목록을 내리다가 그 이름 앞에서 멈춘다.
그 사람이 나를 뭐라고 저장해뒀는지는 모른다. 다만 내 쪽에서는 아직 그 이름이 그때의 자리로 남아 있다. 이름 하나를 그대로 두는 일이, 어떤 마음을 같이 그대로 두는 일처럼 느껴질 때가 있다.
저장된 이름 — warm.unspoken.
같은 결의 사람 기록 — 먼저 웃어버리는 사람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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